<늘푸른나무/문화산책/김준자 작가의 영미문학산책/2021년 12월>
영국의 작가이자 언론인, 조지 오웰(George Orwell)
조지 오웰(1903-1950)은 에릭 블레어(Eric Arthur Blair)의 필명이다.
1903년에 아버지가 식민국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인도에서 태어나, 두 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 누나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온다. 다섯 살 때 수녀회가 운영하는 로마 가톨릭 계열의 부속학교에 입학하고 8살부터 영국의 유명한 사립학교인 이튼 학교에 다니면서 상류계급 사람들과의 깊은 차별 감을 느낀다.
그의 회고록에는 자신의 가족을“상류 중산층의 하급 계층'이라고 묘사하고,자신은 가난한 집안 아이라고 소문이 난 학교가 싫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의 대부분의 동년배들이 영국 대학교에 진학하여 학업을 계속 할 때, 그는 가난으로 진학을 포기하고 미얀마의 경찰관이 되어 식민지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부조리를 경험한다. 1927년 24세에 유럽으로 돌아온 그는 불황기의 파리 빈민가와 런던의 부랑자 생활을 체험하면서 작가수업을 쌓는다.
잠시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거쳐 영국 노동자들의 삶에 관한 조사 활동에 참여했던 경험을 토대로 쓴 책이 30세에 출간한 그의 첫 소설 <파리와 런던의 도심과 교외>이다. 다음해에 식민지 백인 관리의 잔혹상을 묘사한 소설, <미얀마의 나날>을 발표하고, 오웰은 작가로서의 자질을 인정받는다.
그 이후 사회주의로 전향하여, 스페인으로 건너가 공화제 측의 의용군에 투신 중 바르셀로나 전선에서 부상을 당하고 귀국한다.
소박한 삶을 사랑하는 오웰은 런던 근교에 집을 얻어 한산한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면서 평화로운 시골생활을 즐긴다. 하숙집 주인의 소개로 영문학을 전공한 교사인 아일랜드계 여인 아일린 오쇼네시를 만나 두 사람은 사상적 동반자로 지내다 오웰이 30세 때 결혼한다.
그의 대표작의 하나인 1945년에 발표한 <동물농장>은 전체주의,특히 공산주의를 비판한 반공적인 작품으로 오웰이 일약 명성을 얻게 된 우화 소설이다. 이후, 그가 결핵으로 입원해 있는 동안인 1948년에 출간한 <1984년> 은 전체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려준다. 현대사회에서 전체주의의 종말을 예고하고 언론인으로서 겪은 오웰의 경험들이 녹아 있는 이 책은 출간 즉시 고전이 되었다. 작품의 제목인 <1984년>은 작가가 작품을 탈고한 1948년의 뒷자리 년도를 뒤집은 것이다.
오웰의 업적은 주로 그 시대의 문제였던 계급의식과 성실의 대립을 풍자하며 그것을 극복하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그가 쓴 논픽션 작품 중에는《위건 부두로 가는 길》(1937년)이 많이 알려져 있고, 문학 평론과 시 평론을 많이 남겼다. 오웰은 2008년《타임스》가 뽑은 위대한 영국 작가(1945년부터) 50선중 2위로 뽑혔다. 1945년 3월 삶의 동반자였던 아일린이 자궁 척출 수술을 받다 사망했고, 오웰은 1950년 1월 21일에 오랫동안 앓아 온 결핵으로 47세에 세상을 떠났다.
조지 오웰의<위건 부두로 가는 길(1937년 출간)>
<위건부두로 가는 길》은 제목 때문에 부두 노동자들의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위건은 영국 북부에 위치한 아름답기로 유명한 휴양지로 부두는 없다. 1930년대, 이곳에 탄광촌이 개발되면서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역설하기 위해“위건부두”로 부쳐 이곳 광부들의 노동환경이 얼마나 열악 한지, 광부들이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인간다운 삶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강조한 책이다.
이 책은 1936년 초 좌익 출판단체로부터 영국 북부 탄광지대의 대량 실업 문제에 관한 리포트를 써 달라는 청탁을 받고 쓴 사회주의자로서의 의식을 본격적으로 표출한 첫 번째 저서이다. 그는 직접 탄광의 막장으로 들어가 가난한 노동자와 실업자들이 묵는 하숙집과 탄광노동자의 가정에 머물면서, 위건,리버풀,반즐리 등의 탄광지대를 두 달에 걸쳐 집중 취재한 결과이다.
시커먼 탄광촌에서 집 다운 집도 없이 제대로 입지도,먹지도 못하는 노동계급의 삶을 체험하면서 오웰은 다음과 같이 본문에 묘사한다.
“수백 명의 광부들이 근무 교대를 하러 갱도 밖으로 나오는 광경은 묘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그들의 얼굴은 너무나도 창백하여 시커먼 탄진을 뒤집어 썼 어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창백하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두 개의 다른 성격의 글로 되어 있다. 1부는 1930년대 영국 공업지대의 빈곤과 주택난, ‘탄광지대 노동자의 밑바닥 생활을 낱낱이 묘사한 것으로 오웰이 목도한 영국 노동계급의 궁핍한 생활상과 실업의 비참함을 생생하게 기록한 리포트이다.
2부는 에세이 형식으로 쓴‘민주적 사회주의와 그 적들을 논한 논쟁적인 정치평론이다.북부의 석탄과 북부 사람들을 어떻게 착취하여 남부에 부를 가져다 주는지 그리고 왜 민중들에게는 사회주의가 아니라 파시즘이 지지를 받고 있는지,또,마르크스주의자들은 사실을 무시하고 원리원칙만을 고집하면서,맹신하는 민중들과 동료들을 비판하는지에 대해 당시 사회주의 리더들을 겨냥하여 공격한 글이다. 또 오웰의 자서전이라고 할 만한 부분도 담고 있다. 자신이 어떻게 제국 경찰에서 피 압제자들의 친구가 되려고 노력 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태생적 계급을 넘을 수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목표로 삼고 있는 사회주의 이상은 정의와 자유인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바로 파시즘에 맞서는 길이라고 결론을 맺는다.
그리고 오웰은 "단결해야 할 사람은 사장에게 굽실거려야 하고 집세 낼 걱정을 하는 모든이들이다."라고 주장한다.
| <늘푸른나무(webegt.com)-나이를 잊고 늘 푸르게 살려는 사람들을 위한 읽을거리> |